본격적으로 결혼준비를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가장 큰 고민은 결혼식을 캐나다에서 할지 한국에서 할지였다.
아무리 캐나다에 10년넘게 살고있다고 해도,
캐나다에서 결혼하는 사람들이 결혼식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몰랐고
열심히 구글링을 해봐도, 평균적으로 이런게 필요하다 또는 price range가 여기부터 여기다 이런식 일뿐
정확히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나는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굉장히 큰 사람이였는데,
어렸을땐 무조건 내 로망대로 결혼식을 할수 있을줄 알았다.
아주 어두운 예식홀에서 티아라 쓰고, 반짝반짝 비즈 뿜뿜하는 드레스 입고
화려한 조명 받으면서 입장하는 결혼식
아니면
완전히 꽃과 그리너리에 둘러쌓여 화사하고 예쁜 가든웨딩
이런 로망을 가지고
한국 결혼식이랑 캐나다 결혼식 사진을 찾아보면서
대충 결혼식에 필요할것 같은 부분들을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한국 결혼식은 웨딩카페를 가입하고 네이버와 유튜브를 열심히 뒤져가며
예상견적을 내봤고,
캐나다 결혼식은 구글링과 핀터레스트를 뒤져가며 정리했다.
초반에 여기저기 찾아보면서 만들었던 예상 견적서와
실제 결혼 준비를 하면서 받은 견적들을 비교해보면
예상 견적과 비슷한것도 있었고
예상 견적보다 훨씬 비싼것도, 싼것도 있었다.
여기에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비용도 여기저기서 추가되었는데
이건 나중에 결혼식 끝나면 정리해서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당
캐나다에서 결혼식을 하게되면 친한사람들만 초대해서 스몰웨딩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면 친척들 친구들 등등 초대해서 한국의 정석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예상 견적을 캐나다는 50명 기준으로
한국은 200명 기준으로 짰다
예상 견적을 짜면서, 원하는 베뉴도 찾아보고, 꽃 데코도 찾아보고 하면서
결혼식 로망은 정말 말그대로 로망이구나를 깨달았다.
내 로망과 현실이 타협을 해야하는 이 상황이 매우 서러웠다고 할까ㅋㅋㅋ
내가 꿈꾸던 결혼식을 하려면 못해도 4만불 5만불은 우습게 넘어갈것 같았고,
이 하루를 위해 몇만불을 쓰는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차라리 조금 아껴서 여행을 더 가자 싶어서
둘이 할수있는 적정선에서 타협을 보기로 했다.
예상 견적과 대략적인 플랜을 놓고,
한국에서 하는게 나을지 캐나다에서 하는게 나을지
둘이서 열심히 고민을 했는데 이 결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아무리 우리 둘 결혼식이라고 해도
모든걸 우리가 원하는데로 결정할수 없었고,
총 금액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는데,
캐나다는 50명 기준에 저 가격이라는것과 한국은 200명 기준의 가격이라는것.
또, 캐나다는 신랑 신부인 우리 두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걸 구상하고 계획하고 꾸미고 만들어 나가야 하고
한국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편하다는것.
캐나다 결혼식은 우리 아빠만 한국에서 오면 되지만
한국 결혼식은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이 다 한국을 나가야 한다는것
마지막으로...
캐나다 결혼식은 헤어 메이크업을 내가 직접 해야하고 드레스도... 마음에 드는건 다 비싸고
한국은 샵에서 전문가분들이 헤어 메이크업 해주시고 드레스도 예쁘고...
결혼식엔 신부가 가장 예뻐야지! 하는 마음이 컸기에, 나는 내심 한국에서의 결혼식을 바랬다.
위에 쓴 내용들로 보면 내가 어디서 하고싶은지 너무 잘 보이는거 같다ㅋㅋㅋ
양가 부모님께도 어디서 하는게 좋을지 여쭤보고
이런저런 대화 후,
결혼식은 캐나다에서
웨딩 촬영은 한국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에서 결혼식을 하면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 특성상
한국 샵에서 받는 퀄리티의 헤어 메이크업이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에
촬영은 무조건 한국가서 하겠다고 고집부리기도 했고,
내가 한국 결혼식에 미련이 있던걸 아는 Jay(예랑)는
스튜디오 촬영 만큼은 내가 원하는곳에서 예쁜 드레스 입고 하자면서 배려해 줬다.